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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hysterianpublic

리서치클럽 4: [예술편] 젠더-퀴어

최종 수정일: 10월 26일



젠더는 어떤 사람의 존재가 아니라 그 사람의 행위에 달려있다. 즉, 인간이 어떤 선험적이고 본질적인 존재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수행의 조건이 인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버틀러에게 “젠더란 반복된 몸의 양식화이고, 오랜 시간 본질의 외관과 자연스런 주체의 외관을 생성하기 위해 응집된 대단히 단단한 규제적 틀 안에서 반복된 일련의 행위들이다”


그것은 반복 속에서 일시적인 주체를 구성하는 행위이자, 몸이자 담론적 규제이다. 주체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존재로서의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양식, 육체의 양식, 담론의 양식 속에서 수행적 방식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수행적 젠더는 연극적 수행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그에 저항한 잉여가 있기 때문에 수행 자체로는 완전하게 드러날 수 없다.


히스테리안 리서치클럽 시즌4 <예술편_젠더-퀴어>에서는 시각예술가 조말과 함께 준비했으며 사회가 이상화하고 내재화된 규범이 반복되어온 비롯한 젠더 모방의 ‘패러디’와 원본에 대한 의도적 ‘모방’에 대해 나누면서 미러링의 효과와 앞으로 선택해야 될 패러디의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젠더 패러디: 양성적 이미지의 젠더 전복적 의미


오늘날 남성/여성, 남성성/여성성의 이분법적 틀 자체를 가부장적 담론과 이성애 중심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그 해체를 주장하는 이론이 제기된다.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젠더 정체성 이론이 대표적인데, 모든 정체성이란 허구적으로 구성된 것이고, 사회가 이상화하고 내재화한 규범이 반복적으로 수행되어 몸에 각인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젠더는 모방에서 비롯된 ‘패러디’이다. 예컨대 여장 남자나 게이가 모방하는 것 또한 가장 여성적인 속성을 모방하고 있는 것이며, 모방하고 패러디하여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젠더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클로드 카운Claude Cahun, 자화상, 1920


1980년대 이후 프랑스 초현실주의 작가 클로드 카운Claude Cahun은 뤼시 슈보Lucy Schowob에서 개명. 그의 자화상 사진들은 성적 구분이나 경계가 모호한 정체성을 통해 젠더 구조에 대한 전복을 시도. 전형적인 여성적 기표들을 완전히 거부하고 양성적인 존재 혹은 레즈비언으로 읽힐 수 있는 자아를 재현한다. 레즈비언 작가 로메인 브룩스Romaine Brooks (1974~1970년)의 남장 여자의 모습을 한 자화상이나 프리다 칼로Frida Kahlo <짧은 머리의 자화상>은 관습을 깨는 수단, 또는 남성 담론의 지배적 방식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었다. 또한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여성에서 벗어나 남성적인 남근을 소유하고픈 욕망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성성은 20세기 초의 시각적이고 문화적인 문화 안에서 ‘제 3의 성’으로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과 맞물려 불안정한 젠더를 나타내는 코드였다. 1990년대 이후 사진과 퍼포먼스에서 볼 수 있는 주요 경향인 양성성은 탈경계적인 다중적 성을 형상화한 단적인 예이다.



제니 새빌 Jenny Saville, 통로 2004


젠더의 경계를 넘어

포스트 젠더의 특성을 지닌 성별을 초월한 양성적 이미지는 표현 양식적인 측면에서 비천함을 드러내는데, 그 발상 자체는 기존의 부계 질서에 대한 위반이자 반발이다. 이는 기존에 있던 신체의 개념을 뛰어넘어 신체의 새로운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루었던 작가 중 하나인 제니 새빌의 그림에서 얼굴에서 다룬 시선과 색채를 통해 몸이 위치하는 사회적 맥락들을 짚어보았고,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과 비교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별 자체의 경계를 없앤 영국 작가 제니 새빌의 그림들은 몸이 위치하는 사회적 맥락들을 재고하게 한다. 그의 그림에서 도발적으로 제시한 ‘성전환된’ 몸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재창조하기 위해 마침내 붕괴되기 전의 상태인 이행 중인 몸들이다. 성전환자에 관한 새빌의 후기 작품들은 여성의 몸에 있는 남성의 성기, 혹은 남성의 몸에 있는 여성의 성기를 전시한다. 이를 통해 정체성, 특히 성 정체성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즉 구조와 기획이 ‘자연’ 혹은 ‘생물학’에 관한 문제라기보다 선택의 문제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에바 & 아델레 Eva & Adele


그리고 ‘젠더의 경계를 넘어’ 표방한 삶과 예술을 일치하려는 실천을 보인 ‘에바와 아델레’ 전복적인 젠더 벤딩의 전형을 볼 수 있었는데, 에바와 아들레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80년대 후반이다 .여성다움을 강조한 의상, 악세서리 등과 작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성은 결코 자연적인 것이 아닌 문화적인 퍼포먼스임을 보여주었다. (초대받지 않은 전시 오프닝에 찾아가고 어딜가도 있다는 이들은 외계인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점, 잼잼)



아네그레트 졸타우 Annegret Soltau, 생식 초월적인-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 2004-2005


그리고 흥미롭게 본 작업은 아네그레트 졸타우의 생식적인 작업은 개체 번식을 통해 드러나는 현상, 여성을 ‘생식적’으로 보는 방식을 여러 층위로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여성노화’를 다루고 있는 범주는 한정적임으로 재생산의 가치가 없는, 아름답지 않은 여성서사가 다루고 있는 지점을 함께 읽어나갔다.


* 여성과 노화: 생식성과 세대 구성


독일 미술가 아네그레트 졸타우 Annegret Soltau (1946~)는 1970년대 이후 줄곧 육체 개념을 둘러싼 작업을 선보인다. 졸타우는 자신에 초점을 두면서도 인간의 역사 전체를 포괄하는 주제, 이를테면 육체의 이미지, 폭력, 임신과 분만, 세대 연속, 뿌리 등을 탐구한다. ‘사진 깁기’ 라는 방식을 통해 대담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네 세대의 여성 증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 딸들로만 구성된 사진 콜라주 작품 <생식적인>과 <생식적인 음화>(1994~2005)는 인생의 여정에서의 균열들이 마치 삶의 흔적인 주름들처럼 가시화되어 있다. 노파의 몸과 젊은 육체가 부위가 다르게 콜라주되어 있다. <생식 초월적인>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 부위와 생식기를 뜯어내어 가족 구성원들인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 간에 바꿈으로써 페티시라는 프로이트의 도상학을 직접 이용한다.


<생식적인>은 연령에 따른 특성을 부여하고 세대와 연관짓는 것을 부정하고 해체하는 것에 대한 변론으로 읽힐 수 있다. 졸타우는 세대 구성의 문제를 표현하는 동시에 여성과 노화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사집 깁기 작업을 통해 전통적인 미학에 항의하고 포르노그래피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

졸타우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여성은 결코 아름다운 몸을 드러내지 않는다. 젊은 여성에서 노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되 신체 부위를 임의로 합성한다. 특히 노년 여성을 재현하는 일은 미술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는 여러 세대에 걸친 여성 신체를 표현함으로써 몸의 육체적 실존과 유한성을 역설한다. 온전한 몸만이 공공연하게 전시되고 인정받으며 이상화되어온 관습에 도전한다.



Q. 젠더 수행성 관점에서 트랜스 젠더는 행위의 반복과 끝없는 재의미화의 현상으로 맞닿아 보인다. 그렇다면 탈젠더화 의미실현은 가능한가?


Q. 탈젠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젠더이지 않을까. ‘여성’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 수많은 오해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지만 호명하지 않기만 하는 문제이진 않을 것이다. 해체를 위한 해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Q. 지각으로 인식된 몸에 선행하는 ‘물리적’ 육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Q. 여성의 신체가 자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사회 내부에서 여성의 ‘노화’의 현상을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재생산의 기능을 잃은 여성노화는 사회 내부에 어떤 위치를 가지는가?


Q. 본질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아름다움’ 에 대한 탈 아름다움을 해야되는 건가. 아름다움을 정치적으로 보고 움직여야 되는 것인가.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옳은 것은 아름다워야 한다. 추의 미학, '추'가 세계에 필수 불가결한 일부다.




히스테리안 리서치클럽 4: 예술편 리서치 북: 젠더 몸 미술_정윤희 지음


* 위 내용은 조윤영(조말)의 발제문 기반으로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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